글로벌첨단바이오의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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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탐방

제넥신,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국내 출시 및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 목표 서유석 대표, "첨단의약품, 정부투자 이상으로 국가에 기여할 것"

'바이오산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여러 거점 중 판교는 연구개발(R&D) 중심의 기술벤처 밀집 지역이다. 올해 1월 기준 104개의 첨단바이오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그 중 파스퇴르연구소나 SK케미칼, 차병원종합연구원, 메디포스트 등 규모 있는 사옥들도 눈에 띈다.

판교 안에서도 바이오 분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는 3개의 건물이 'DNA' 형상을 띄고 있는 '코리아바이오파크'다. 바이오업계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해보자는 취지로 22개의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5년부터 6년 동안 건설했다.

유전자치료제 분야 신약 R&D기업 제넥신(회장 성영철)도 코리아바이오파크의 상량에 함께한 원년멤버 중 하나다. 제넥신은 백신연구 전문가이자 바이오분야 중개연구 역할모델로 꼽히는 성영철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공학센터장이 1999년 설립했다. 포스텍과 서울가톨릭병원 등 연구실 3곳에 흩어져 일하다 사옥이 마련되며 판교에 자리를 잡았다.

판교로 오며 달라진 것은 연구개발의 판이 커졌다는 것. 기존에도 2세대 단백질치료제의 지속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독자적 원천기술인 항체융합단백질(hybrid Fc)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했지만, 최근에는 3세대인 유전자 치료백신 부문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이번에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된 자궁경부전암 유전자 치료백신 'GX-188E'다. 국내에서 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 1상에서 7명이 완치됐으며, 특히 3기 대상자들에게도 약78%의 치료효과를 보였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제일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대구동산병원 등 총4개 기관에서 7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2상이 마무리단계이며, 유럽에서 위약대조군을 포함한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제넥신은 이번 사업을 통해 2018년까지 글로벌 임상2상과 라이선싱 아웃(Licensing out)을 완료하고, 국내 및 아시아 지역에서 임상3상 완료 후 유전자치료백신 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이번 과제를 총괄하는 서유석 대표이사를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현재 제넥신은 경한수·서유석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경 대표는 미국 코넬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한 기업가로 비즈니스 부문을 맡고 있다. 서유석 대표는 성영철 회장과 POSTECH에서부터 함께 연구했으며 제넥신 연구소장 출신으로 R&D 부문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GX-188E는 17년 R&D 결과…실패 통해 배운 노하우가 성공의 자산"

"자궁경부전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으로 세포에 암을 일으키는 물질들이 자라나거나 변형하여 생기는 질환입니다. 자궁경부전암에 걸리면 평균 10~15년에 걸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진단과 함께 유일한 치료법인 원추절제술을 받습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과 달리 전암 2·3기 환자들은 90% 이상이 20~30대 가임기 여성이기 때문에 수술 부작용인 유산, 조산, 미숙아 출산이나 자궁협착증, HPV 재감염 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죠. 한 해 1400만명이 HPV에 감염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치료백신이 출시되면 분명 파급효과가 클 겁니다."

서유석 대표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경우 이미 글로벌 대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이지만 치료백신의 경우 아직 제품으로 출시돼 있는 것이 없다"며 "제넥신이 절대 강자가 없는 신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는 2014년 기준 3만2595명으로 전년에 비해 14% 증가했고, 특히 2030대 젊은 환자의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자궁경부암의 국가암검진 연령을 30세에서 20세로 대폭 낮췄고, 만12세 이하 어린이에게 무료로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하지만 치료백신이 만들어진다면 전체 여아를 대상으로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대신 진단 시 전암 판정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백신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파급력이 큰 만큼 현재 자궁경부전암과 관련해 유전자 치료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해외 경쟁사들도 여럿 있지만 제넥신은 진행단계와 치료효과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암 3기 대상자들에서 50% 이상의 치료효과를 보인 곳은 제넥신 뿐이다.

서 대표는 "유전자치료제는 기본적으로 부작용 없이 면역반응은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제넥신은 단백질을 많이 만드는 고(high)발현 벡터(vector:유전자운반체)를 사용하고, 항원 유전자를 최적화된 비율로 배분 및 섞어서(shuffle) 변화(mutation)시킨 치료백신 모듈(module)을 통해 부작용은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감염증 치료에 필요한 강력한 면역반응을 이끌어 낸다"다 설명했다.

그는 "자가면역세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의 증식 및 활성화를 고효율로 유도하는 해당 모듈을 완성하는 데만 12년이 소요될 만큼 제넥신의 노하우가 총집합된 엔지니어링 기술"이라며 "다른 유전자치료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우리만의 플랫폼(platform)이자 기반 기술"이라고 피력했다. 현재 제넥신은 유전자 치료백신 모듈(module) 'CD8+T cell module'에 대해 특허를 등록했다.

이어 그는 "또한 DC 타겟팅(DC-targeting) 모듈을 사용해 면역반응을 개시해주는 면역세포를 찾아가게 함으로써 치료 기전을 규명할 수 있고, 백신 투여 시 전기자극(Electro-poration)을 주는 장비를 도입해 DNA의 세포 투입률을 높인 것도 제넥신의 우수한 기술력"이라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17년 전 회사 창립 시부터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였지만 B형간염, 에이즈 등 만성화된 질환을 대상으로 해서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치료백신 모듈 후보번호를 27번까지 개선할 정도로 갖은 노력 끝에 쌓은 노하우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제넥신은 GX-188E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두경부암 등 HPV 유래 암 치료백신과 HBV 만성감염 질환 치료백신 등의 임상1상도 계획 중이다.

"세계최초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제품 출시 목표…글로벌 라이선싱 아웃도 긍정적"

현재 판매 승인을 받은 유전자치료제는 네덜란드 유니큐어(UniQure)가 2014년 독일에서 허가 받은 글리벨라(Glyvera)가 유일하다. 글리벨라는 지방이 혈관을 막아버리는 희귀유전질환인 지단백지질분해효소결핍증(LPLD) 치료제로 110만 유로(약13억원)이다.

하지만 2015년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발간한 '유전자치료제 시장전망 및 임상시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64.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7년 7억9400만 달러(약 923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R&D경쟁도 치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15년 1월 기준 미국(339건), 유럽(80건), 동아시아(29건/우리나라 13건), 캐나다(19건) 등의 순으로 각국에서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GX-188E'에 대한 국내 임상2상 결과를 최종 분석 중인 제넥신은 해당 내용을 학회에서 발표하며 지속적으로 이슈화할 계획이다. 이미 임상1상으로 몇몇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2017년 해외 임상2상까지 완료, 제품 가치를 높여 좋은 조건에서 라이선싱 아웃을 하기 위해서다.


서 대표는 "미주 및 유럽에서는 임상2상을 글로벌CRO(임상연구아웃소싱)와 진행하고 라이선싱 아웃 할 계획이지만 국내 및 아시아 지역에서는 위약대조군 포함 200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까지 거쳐 세계최초로 제품을 출시하는 목표"라며 "품목 허가까지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해당 분야의 체계가 잡혀가면서 동종 업계모두에게 혜택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줄기세포치료제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처럼 10~20년 후면 유전자치료제도 글로벌 인프라와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국내 바이오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R&D기업 못지않게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업체도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서 대표는 "정부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참여하는 기업들이 최선을 다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유전자치료제 강국에 가까워질 수 있다"며 "유전자 치료백신이 고용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